YTN이 지난해 서울시의회 의원들의 해외 연수 보고서를 살펴봤더니 출처 없이 인터넷 내용을 그대로 베꼈거나 애초 계획한 기관 방문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조례까지 만들었는데 사실상 무용지물이었습니다.
김태원 기자의 단독 보도입니다.
[기자]
지난해 10월, 서울시의회 교통위원회 소속 시의원 8명은 아랍에미리트로 '공무 국외 활동'을 다녀왔습니다.
교통위원회 위원들의 전문성을 높이고, 정책 방향을 연구하겠다는 취지였습니다.
시의원과 실무진 12명의 여비부터 사전 간담회비와 현지 통역비 등 모두 4천8백만여 원의 서울시 예산이 들어갔습니다.
4박 6일 동안의 활동 결과가 담긴 82쪽 분량의 보고서를 YTN 취재진이 살펴봤습니다.
전체 분량 가운데 서울시와 아랍에미리트 두바이의 교통 체계를 비교해 분석하는 건 단 13쪽.
위원들이 한쪽씩 적어낸 검토의견까지 포함해도, 20여 쪽에 불과했습니다.
그렇다면 보고서의 많은 부분을 차지한 방문 국가와 교통 시스템에 대한 설명은 어떨까?
아랍에미리트에 대한 정보를 설명하는데, 인터넷 백과사전 '나무 위키'를 출처 없이 거의 그대로 베끼고,
지난 2020년 열린 엑스포를 설명할 땐 두바이 경제관광부 홈페이지 내용을 옮기다가 어미를 미처 바꾸지 못했습니다.
또, 인터넷 매체 기사를 베끼거나 영문 소개를 번역해오기도 했는데, 잘못 번역한 부분도 있었습니다.
[윤철한 /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기획연대국장 : 대학생 리포트도 그렇습니다. 리포트를 낼 때 인터넷 사이트 짜깁기한 건 0점 처리해요. 그게 적절하지 않다는 건 글 쓰신 분도 분명히 알았을 겁니다.]
문제는 이뿐만이 아니었습니다.
애초 연수 계획을 짤 때 두바이 도로교통청과 통합교통관제센터를 하루에 한 곳씩 방문하기로 했습니다.
그러나 결과 보고서엔 첫날 AI 박람회장에서 도로교통청과 관제센터 관계자를 면담한 거로 대체됐습니다.
결국, 이동시간과 첫날을 제외한 사흘 내내 두바이 시내 교통 체험만 했다는 겁니다.
앞서 서울시 의회는 외유성 연수와 출장 논란이 끊이질 않자 이를 방지하기 위해 조례까지 만들었습니다.
현장 답사가 꼭 필요한 건지, 하루에 최소 1개 기관 이상을 방문하는지 심사에서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고 명시한 건데 이를 제대로 지키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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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TN 김태원 (woni0414@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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